在媒介的物性及其通过物性表现出来的意义之间,艺术家总是在寻求一种和谐的平衡。艺术家李秀美也不例外。
金属自带的坚硬冰冷的媒介属性在她的触摸修整之下,内部的柔软被唤起挖掘出来。艺术家解释说, 就像安慰固执的小孩子一样, 像拭擦哭泣的孩子的伤口一样,小心翼翼地赋予材料和事物新生命的一系列过程,最终是治愈双方的过程。
她的创作大致可分为两个方向。 一是以作品相关的物性出发,将金属这种冰冷强烈的物性迂回转化为柔软的感性。其中包括用金属制作的蕾丝和用金属填补古家具和古木缝隙的创作。第二是以形象性和隐喻出发进行的以骷髅和蚂蚁为主题的创作。
李秀美的蕾丝虽然由银或铜等冰冷的金属制成,但能带来像实际蕾丝一样的柔软触感,非常有特点,是最能代表李秀美作品世界的主题和元素。 她的金属蕾丝与再相异的材质放在一起,都不会有金属的尖锐感,而是用纤维的柔软包裹和包容对方。比如老旧古家具和古树。漫长的时间缝隙在历经数十百年岁月的古老树木身上,以伤痕,砍痕和枯木的模样显现了出来。李秀美以蕾丝填充和包裹伤口的方式给两个事物的相遇赋予了新的生命。当然,这种相遇产生的物体虽然以稚嫩,细腻的形象存在,但内在金属的坚硬和坚韧将赋予它承受未来漫长时间的力量。 这样的过程既是创作者李秀美的治愈过程,也是其想要抚慰世界伤痛的愿望的表达。
李秀美的作品中还经常出现骷髅和蚂蚁的主题。骷髅归根结底是人的模样,也是生命的模样, 和17世纪的Vanitas绘画一样,是人生无常,也是每一个瞬间都存在但被刻意忽视的人类的恐惧和终点站。艺术家说, 骷髅可能是"我"自己,也可能是和我们有关系的邻居,甚至可能是世上的所有人。虽然也有互相伤害的人际关系,但共享喜怒哀乐,把时间和记忆留在身体内外的人类生命以滑稽的骷髅形象登场,这一点可以称得上是她与Vanitas不同的地方。所以,李秀美的骷髅既不恐怖,也不暗淡。她手中的骷髅在时间的抚摸之下,穿戴起华丽的装饰品, 被发光的金属包裹着,好像做了一个新的梦,再次复活。
做梦的人和花,虫,鸟没有什么两样,是大自然中很小的一部分。 "蚂蚁"这个主题可以以这样的思路去理解。虽然它们只是脆弱的微小生物,却是能清晰的留下生命痕迹的一种昆虫,蚂蚁弱小的身躯用银制的华丽蕾丝来体现或者是用坚硬的金属打造出生其命体内存在的坚韧和存在感是艺术家的意图所在。
李秀美通过骷髅或蚂蚁主题来讲述人类生活和做梦的行为。她相信,任何人都有对死亡的恐惧,但只要活着的时候是幸福的, 死之后也会幸福。和宗教观念无关, 任何人都害怕死亡, 因为谁也不了解死后的世界。但艺术家认为,就像我们的肉体和精神融为一体一样,生与死的世界也应该是一体的。李秀美通过她的工作,向所有活着的生命体以及所有经受了漫长时间的事物,给予安慰,治愈和希望之手。
Artists always strive to find a harmonious balance between the physical properties of the medium and the meaning that is conveyed through those very properties. Artist Soomi Lee is no exception to this rule. By means of stroking and manipulating the solid and cold characteristics of metal, the artist awakens and draws out the softness from within. As if tending to a stubborn child, as if mending the wounds of a crying baby, the artist undertakes a sequential procedure through which she carefully breathes life into the matter and materials, thus healing herself and the subject matter altogether—the artist explains.
Soomi Lee’s works can largely be separated into two themes. The first theme pertains to physicality: more specifically, circumventing the cold and strong physical properties of metal and converting them into a softer sensitivity. Included here are her metal lace artwork series and the process of using metal to fill in the cracks on antique furniture and ancient wood. The second theme encompasses her representative works, touching on form and metaphor by taking on skulls and ants as their subject matter.
Soomi Lee’s metal lace artwork series can be characterized by the way the works evoke a sense of soft tactility that is reminiscent of actual lace, in spite of being composed of cold metals such as silver and bronze. Metal laces act as her main theme and subject matter, with the series being the most representative of her art. Even when met with a vastly different material, her metal laces embody the softness of fabric instead of the sharpness of metal, thus effectively enveloping and embracing their counterpart. Antique furniture and ancient wood are the predominant objects in this line of work. Decades and centuries take their toll on aged trees through twisted and scattered intervals of time in the form of wounds and cuts that remain there permanently. Soomi Lee fills and covers these wounds with laces and breathes new life in the encounter of the two objects. Of course, the object formed through this encounter takes on a fragile and sensitive form, but on its flipside, it hides within it the solidity and tenacity of metal: qualities that endow it with strength to endure the long years to come. Artist Soomi Lee perceives this process as one of healing and, going beyond that, one that embodies the artist’s wish to soothe the hurts of this world.
Skulls and ants appear frequently as themes in Soomi Lee’s works. Skulls represent humans and life and, similar to the vanitas paintings of the 17th century, portray the transience of life, extant in each and every moment but readily ignored by humans as an object of fear and an inevitable end. The artist conveys that the skull can either be the self, the people who we establish relations with, or going beyond that, all people on Earth. Though there exist human relations that only lead to hurt, there are also ones in which emotions are shared, and the time and memories in which they occur leave traces in and out of the body, represented in the form of a humorous skull figure in her works—a feature that distinguishes hers from the vanitas artworks. As a result, Soomi Lee’s skulls are neither dreadful nor dreary. The artist gently strokes the traces of time long past left on the skull, decorating them with fancy accessories or flashy metals, letting them dream anew, live anew…
Dreamers are merely a small part of nature, no different from flowers, insects, or birds. Ants can be construed as a theme that make an appearance in this context. Though they are small and weak creatures, ants earnestly leave a trace of the life that is bestowed upon them. It is the artist’s intention to reveal and magnify the presence and tenacity contained in that lifeform by modeling it with flashy silver laces or molding it with solid metal into artworks.
Through skulls and ants, Soomi Lee yearns to speak of the lives of humans and the act of dreaming. While fear of death can manifest itself inside anyone, the artist firmly believes that happiness in the land of the living will extend itself to the afterworld. This is because, putting religious beliefs aside, the reason that death is feared is because the afterlife remains unknown to all. She reasons that, just as body and soul are inseparable, the realms of life and death must also be inseparable. As such, the artist lends a hand of consolation, of healing, and of hope to all living things and all things that have endured for long.
Korean artist Lee Soomi has on the other hand cleverly transformed the attributes of materials to create sensible works. Her sculpture series combined metal work and antique wood and furniture. The transformation of cold metal into lace changes its original nature of tough, and organically blended with the wood to form a harmonious beauty. Her other major series is the metal sculptures with the theme of skulls and ants. These works that explore the concept of life and death are not terrifying under the elegant style, and are also revealing her creative philosophy of reconciliation.
The visual effects of the works of these three artists(Qi Yu, Lee Young-Rim, Lee Soomi) are very different, each of them is wonderful, but all dedicated to transformation of the materials in an artistic way, and develop their own artistic features in the process of adopting Western and Oriental cultures. The exhibition serves as an exchange of art between China and South Korea, and on the other hand it also hopes to show the consistency of concentration and persistence in artistic creation through their outstanding works.
Eric Leung 2019. 11. 18
Marching from the north
2023년 11월 PBG한남에서 열리는 이수미 개인전은 ‘Marching from the north’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북쪽에서부터 다가오는 개미는 행운을 불러온다고 믿는 상징은 행복, 평화, 재물 등 작가가 보이지 않게 제시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충한다.
이 재미있는 표현은 북쪽으로부터 행진하는 ‘개미’를 상징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수미 작가의 여러 작품 시리즈 가운데 ‘개미’는 이수미 작가를 대변할만큼 의미있는 소재이다.
항상 긍정과 인내를 통해 실존과 본질의 관계를 추구하고 있는 이수미 작가는 인간이 실존하며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이수미 작가에게 작업이라는 반영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본질을 찾는 과정 속에서 탄생한 작품은 다시 전시장 안에서 실존한다. 작가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은 세상에 내던져져 다시 실존한다. 그리고 그 실존을 보며 본질을 유추하고 그 본질을 이수미라는 한 인간의 삶을 대변한다고 보는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반복되는 이 과정은 다시 이수미 작가의 작업식으로 대변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Flow>, <Edge>, <Half>, <Lace> 시리즈를 선보인다.
네 개의 시리즈는 각 시리즈마다 엄청난 작업의 양을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Flow> 시리즈 작품에서는 얇은 선의 형태를 한 금속이 연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예전부터 작가가 자주 표현했던 개미의 형태는 개미의 가녀린 다리가 큰 몸을 지탱하는 것을 강조하며 개미의 다리와 비슷한 형태로 의자의 다리를 표현하기도 했다.
제목처럼 흐르는 것과 같은 구조는 연약함과 동시에 유동적이며 결국 인내로운 지탱을 통해 강함을 완성한다. 작가는 형태와 재료의 특징을 함께 제시하며 그것의 의미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또한 작가의 <Edge> 시리즈에서는 금속의 물질적 근원인 ‘돌’에서 ‘본질’이란 무엇인가?의 사색을 통해 마치 개미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를 밝히고자 하는 듯,
그 노력의 상징을 무겁고 단단한 날카로운 금속을 받쳐들고 있는 둥근 돌의 조합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마치 인내와 노력을 통한 안정의 완성 단계를 보여주고 있는 듯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실존과 본질 사이에서 때로는 작위적인 선택으로 때로는 노력으로 의미를 완성시킨다. <Half> 시리즈에서 보는 것처럼 인생은 이렇게 실존과 본질이 함께 통합될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반 반 따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이것이 하나로 완성되어 합쳐지는 순간을 꿈꾼다. 사실상 실존이 본질에 앞서건 본질에 따라 실존이 증명되건 간에 우리는 합일의 순간을 항상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매일의 매 순간 세상 밖에 내어 맡겨진 각자의 존재는 실존의 유약함을 인내로 강함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작가가 <Lace> 시리즈를 통해 지난한 수행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얇은 실들이 엮여 만들어 낸 레이스의 형태는 작가가 한 땀 한땀 완성해 나가는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화려함 속에 담겨있는 고통의 연속을 보여주며 작가 스스로 완성해 나가는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글 김주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교수)
이수미는 가장 화려한 구도자라 할 수 있다. 시간을 거스르는 사물이나, 삶을 잃은 생명들이 그의 손에서 다시 화려하게 잉태되어 나타난다._인터아트채널, 김양수
매체의 물성과 그 물성을 통해 드러나는 의미 사이에서 예술가는 언제나 조화로운 균형을 모색한다. 작가 이수미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의 매체적 특성을 어루만지고 다스리는 방식을 통해 금속의 안에서 부드러움을 환기하고, 끄집어낸다. 마치 고집스런 어린 아이를 달래듯, 울음 우는 아이의 상처를 닦아내 듯 조심스레 재료와 사물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은 결국 작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또한 대상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그녀의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첫 째는 물성과 관련한 작품으로서 금속이라는 차갑고 강한 물성을 부드러운 감성으로 우회하고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금속으로 제작된 레이스 연작과 고가구나 고목(古木)의 틈을 금속으로 메우는 작업이 포함된다. 두번째는 형상성과 은유에 대한 작업으로서 해골과 개미를 주제로 한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있다.
이수미의 레이스 연작은 은이나 동과 같은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레이스와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매우 특징적이며 이수미 작업 세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주제이자 소재이다. 그녀의 금속 레이스는 어떤 이질적인 재료와의 만남에서도 금속의 뾰족함이 아닌 섬유의 부드러움으로 상대를 감싸고 포용한다. 그 대상은 주로 오래된 고가구와 고목들이다. 수십, 수 백년의 세월을 거친 오래된 나무들에는 상처와 베임, 비틀어지고 벌어진 시간의 간격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수미는 그 상처들을 을 레이스로 채우고 감싸는 방식으로 두 사물의 만남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다. 물론 그 만남으로 생겨하는 사물이 비록 여리고 섬세한 형상으로 남아있지만이면에 숨겨진 금속의 단단함과 강인함이 앞으로 올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작가 이수미가 설명하는 치유의 과정이며 나아가 세상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기도 하다.
주제적인 면에서 이수미 작업에는 해골과 개미가 자주 등장한다. 해골은 결국 인간의 모습이자 삶의 모습이며 17세기 바니타스(Vanitas) 회화와 마찬가지로 삶의 덧없음 그리고 매순간 현존하지만 애써 무시하는 모든 인간의 공포이자 종착역이다. 작가는 해골이 ‘나’ 자신일 수도 있고, 우리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웃일 수 있으며 나아가 세상의 모든 사람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인간 관계도 있지만 희로애락을 공유하며 시간과 기억을 육체 안팎에 남기는 인간의 삶은 익살스러운 해골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 점이 그녀의 작업을 바니타스 미술과 차별화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수미의 해골은 결코 공포스럽지도 암울하지도 한다. 작가는 해골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들을 어루만지며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을 하기도 하고 빛나는 금속을 덧붙이거나 감싸는 방식으로 다시 새로운 꿈을 꾸게 하고, 다시 살게 하고자 한다..
꿈을 꾸는 인간은 꽃이나 벌레, 새와 다를 바 없는 자연의 작은 일부이다. 개미라는 주제는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주제로 이해할 수 있다. 아주 작고 나약한 미물에 지나지 않지만 개미는 성실하게 주어진 삶의 궤도를 흔적으로 남기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그 작고 약한 대상을 은으로 만든 화려한 레이스로 구현하거나 단단한 금속으로 빚어냄으로써 생명체에 내재되어있는 강인함과 존재감을 노출하고 확대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해골이나 개미 주제를 통해서 이수미는 인간의 삶과 꿈을 꾸는 행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유효하지만 살아있을 때 행복하면 죽음 이후에도 행복할 것이라고 작가는 믿는다. 어떤 종교적인 관념을 별개로 하고 누구에게나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어느 누구도 사후 세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육체와 정신이 하나인 것처럼 삶과 죽음의 세계는 하나이지 않을까라고 작가는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는 그녀의 작업을 통해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그리고 긴 시간을 견뎌온 모든 사물들에게 위로와 치유, 희망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